해양박물관 건립, 최적의 도시 인천


인천광역시 항만지원팀 박광근 팀장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국가이다. 그런데 국가에서 운영하는 해양관련 박물관이나 과학관 등은 부산·포항·울진·목포·서천 등에 두루 분포해 있음에도 서울, 경기, 인천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통계자료로 본 우리나라의 인구수는 2016년 11월 기준으로 5,168만명 정도이다. 그리고 인천을 비롯해 서울과 경기 인구의 합은 그 절반에 가까운 2,500만명 정도이다. 따라서 아무리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라 하더라도 인구분포에 따른 해양교육 관련 인프라의 지역편중은 심각한 수준이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어야 하고, 정부정책에 따른 편익은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 수도권 주민들이 해양박물관을 가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따져보고, 과연 그 정도의 비용에도 불구하고 저 멀리 떨어진 곳에 다녀올 사람이 있는가를 고려해본다면, 수도권 주민들을 위한 해양교육, 해양체험 인프라 마련이 시급하다 하겠다. 그러면 수도권에 해양박물관을 건립한다면 어디가 좋을까. 여러 조건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바다를 품고 있는 도시여야 할 것이다. 과거로부터 현재를 거쳐 미래에 이르기까지 바다를 주제로 스토리텔링이 되는 그런 도시여야 한다. 그리고 해양과 관련된 역사와 문화가 있고, 해양생물 자원이 풍부하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박물관 운영에 따른 혜택이 많은 국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다면 그야말로 최적의 도시라 하겠다. 인천은 바다와 관련된 역사․문화․생물자원이 넘쳐나는 도시이며, 인천을 비롯한 서울, 경기의 2500만 인구를 품고 있어 해양박물관을 건립한다면 최고의 정책효과를 낼 수 있는 곳이라 하겠다. 인천을 한번 살펴보자. 


인천은 삼국시대부터 무역항로의 역할을 해왔던 만큼 해양관련 유물과 자료가 풍부한 도시이다. 2012년 인천 영흥도 해역에서 수중탐사를 통해 고대선박의 잔존체가 발굴되었고, 인근 해역에서 870여점의 고려시대 청자를 비롯한 유물들이 출수되었다. 그런데 이 고대 선박은  분석결과 고려시대가 아닌 통일신라시대 선박으로 확인되었다. 현재 영흥도선은 우리나라에서 발굴된 무역선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신라시대 무역선의 구조와 무역항로의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되고 있다. 이는 인천이 이미 고대부터 한국 및 동아시아 해양 무역의 중요한 구심점 역할을 해오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인천은 항만ㆍ해운사 관련 다양한 사료를 보유 하고 있으며, 수많은 학술논문 및 연구서에서 그 중요성을 다루고 있다. 1883년 개항한 제물포항은 1902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121명이 이곳을 출발해 해외이민을 떠났으며, 1903년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팔미도에 등대가 준공됐다. 어항 수준에 불과했던 제물포항은 1918년 제1도크가 준공되면서 인천항으로, 비로소 항만다운 모습을 갖췄는데, 백범 김구 선생께서 항일운동을 하다가 1914년 노역을 했던 곳이 바로 제1도크이다. 1974년에는 8년간의 공사를 거쳐 현대식 갑문이 건설되었으며 이 규모는 동양 최대를 자랑하고 있다. 


이어서 지리환경적 특성을 살펴보자. 130㎞에 이르는 해안선과 168개의 아름다운 섬을 품은 인천은 풍부한 자연자원과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조수간만의 차가 세계 최대이며 이로 인해 다양한 생물 종이 서식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한 해양 수산 분야 또한 발달하였다. 세계5대 갯벌에 속하는 인천의 갯벌은 그야말로 해양생물의 보고이다. 송도와 장봉도의 갯벌 습지보호지역, 대이작도주변의 해역 생태계 보전지역 등은 해양생물의 천연서식지로서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종 철새들이 서식하는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섬과 만으로 이루어진 탓에 해양의례, 설화, 민요, 문학 등 인천만의 특징을 가진 민속생활사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건립에 따른 편익을 살펴보자. 기왕에 국민의 혈세를 투입할 거라면 최대한 편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인천에 해양박물관이 건립되면 인천뿐만 아니라 인접한 서울과 경기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 학생들의 현장․체험학습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2,500만 수도권 주민들에 대한 해양문화 확산과 재조명에 기여함은 물론,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통해 인천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우리의 찬란했던 해양역사를 보여주는 해양역사 알리미 역할도 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제대로 멋지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2,500만 배후인구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 다른 박물관과 차별화되는 인천만의 가치를 담은 콘텐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구상단계부터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이처럼 인천은 해양과 관련된 역사, 문화, 생물자원 등 보존해야할 것들이 무궁무진한, 해양박물관이 위치하기에 최적의 도시이다. 아울러 인천 해양박물관은 수도권 2,500만 주민과 특히 우리 아이들의 해양교육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수도권 주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인천뿐만 아니라 서울과 경기도의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한목소리를 낸다면 미래 주인공인 우리 아이들에게 해양문화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우선적으로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