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선 관련 산업의 이해


 김일석


크루즈 산업은 크게 크루즈선을 이용한 관광산업측면과 크루즈선 건조를 통해 본 조선업측면으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크루즈선을 이용한 관광산업

 

먼저, 크루즈선을 이용한 관광산업을 살펴보면, 크루즈선을 운용하면서 출발지 항구인 모항(Homeport)을 중심으로 하는 각종 관광산업과 부식 및 선용품, 연료 등을 공급하는 유통산업, 종사자들의 고용창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인력산업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자연스럽게 지역경제 발전과 위상이 격상될 수 있다. 또한 크루즈선이 잠시 머무르는 기항지(Port of Call)의 경우에도 모항과 유사한 형태의 산업이 형성되어 항구를 중심으로 한 소비산업의 발달을 도모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크루즈 산업이 발달한 캐리비안해와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모항들과 기항지들이 크루즈 산업의 발달과 함께 놀라운 성장을 하면서, 오히려 주변의 낙후된 지역까지도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본격적인 크루즈 산업이 시작된 것은 불과 6~7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2007 66회 입항에 약 4만 여명의 관광객이 크루즈를 이용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이래 매 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2013년에는 414회 입항에 약69만 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하였고, 올 해는 500여 회 입항에 약 92만 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자료)

2013년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이들 승객들이 1인당 기항지 관광을 통해 약 $662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관광객들 대부분이 중국 관광객이다. (2013 60%, 2014 84% 예상)

최근 보도자료에 따르면, 특히 동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한 제주에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117개 아시아 기항지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입항한 크루즈선은 총 414척으로, 직접 소비 효과만 약 6천억 원 규모인데, 이 가운데 제주가 절반을 차지하며 우리나라의 크루즈선 관광산업의 허브로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인천항도 많은 준비를 하고 있지만, 기항지뿐만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에 밀집된 인구를 최대한 활용하는 모항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크루즈선 건조를 통해 본 조선업

 

우리나라의 조선업은 1970년대 현대적인 조선공업의 역사를 쓰기 시작한 이래 철강산업의 발전과 함께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여 1990년대에는 부동의 세계1위 일본 조선공업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세계 1위의 기쁨도 잠시, 불과 10년 만인 2000년대 들어서 많은 강재를 사용하고 노동집약적인 저부가가치 선박(유조선, 화물선, 컨테이너선 등)에 대한 시장을 신흥 조선 강국 중국에 넘겨주는 사태를 맞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조선업이 차세대 시장으로 선택한 LNG운반선과 해양(Offshore) 프로젝트 마저 중국 조선업의 위협에 쫓기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미리 예측한 국내 일부 대형 조선소들이 유럽 조선소가 독점하고 있는 크루즈선 건조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길게는 20, 짧게는 10년 가까이 크루즈선 건조를 위한 연구와 영업활동을 하여 왔으나,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수주 소식은 전무한 실정이며, 그나마 운영해 오던 연구진마저도 해체되어 뿔뿔이 흩어진 상태가 되고 말았다.

크루즈선 건조의 초기 단계인 로팍스(Ro-Pax)선은 대형3(현대, 삼성, 대우)에 의해 약 20여 척이 건조가 되었으나, 크루즈선 건조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에 지나지 않을 수 없다.

3만톤(GT)급 로팍스선의 평균 선가가 1,000억원에 채 미치지 못하는데 반해, 최근 발주된 14만톤급 크루즈선 건조 선가는 약 1조원에 달할 만큼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이며, 조선관련 산업뿐만 아니라, 인테리어와 예술산업 분야가 결합된 융복합 산업으로 산업발전 및 고용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꾸준한 수주 영속성이 없으면 이 또한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경쟁국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MHI)에서도 크루즈선을 수주하여 건조를 하고 있지만 그다지 성공한 사례는 아니므로 이를 철저히 분석하여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한다면, 앞으로 도래할 크루즈 관광산업과 보조를 맞추어 동반 성장의 길을 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지난 2012년 세계관광기구는 ‘21세기 최고의 관광상품으로 크루즈를 꼽았다. 이것은 삼면이 바다로 많은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조선업이 발달한 우리나라에게 엄청난 희망을 주는 메시지임이 분명하다.

다음에는 우리나라 조선업이 과연 크루즈선 건조를 못하는 것일까?, 안 하는 것일까?를 생각 해 보기로 하며 이만 맺는다.


김일석

1960. 부산 생

1980~1987 대구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산업미술학과 졸업

1987.3 ~ 1989.12 보양거주구Eng. 근무 (여객선설계/시공, 자재 개발 담당)
1993.4 ~ 2007.10 삼성중공업(주) 근무 (선실설계/여객선 담당)
              - Minoan Line / Norfolk Line 등 여객선 건조
2007.10 ~ 2013.11 STX조선해양(주) 근무 (서울R&D센터/크루즈선 연구 담당)
              - 국책과제 (차세대 고부가가치선박의 인테리어개발) 주관기관 책임 역임.

현재 Freelance로 활동 중